칼럼
왼쪽 가슴 통증, 심장일까 역류성식도염일까? 구분 포인트와 검사
세란내과의원 · 13분 분량
SERAN · 내과 건강 칼럼
왼쪽 가슴 통증, 심장일까 역류성식도염일까? 구분 포인트와 검사
“왼쪽 가슴이 찌릿한데, 심장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요?”
“체한 것 같기도 하고 가슴이 답답하기도 해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가슴 통증으로 내원하시는 분들이 가장 먼저 꺼내시는 걱정입니다. 가슴 안에는 심장과 식도, 폐, 갈비뼈와 신경이 좁은 공간에 함께 있어서 아픈 느낌만으로는 어디에서 온 통증인지 가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원인을 좁혀 가기 전에 지금 바로 응급실로 가셔야 하는 상황인지부터 확인합니다. 이 글도 같은 순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왼쪽 가슴이 아프다고 모두 심장 때문은 아닙니다
심장은 가슴 한가운데에서 왼쪽으로 조금 치우쳐 있습니다. 그래서 왼쪽 가슴이 아프면 심장부터 떠올리시는데, 심장에 피가 부족해서 생기는 통증은 대개 가슴 가운데가 넓게 무겁고 답답한 느낌으로 옵니다. 손가락 끝으로 한 곳을 콕 짚을 수 있는 통증은 오히려 가슴벽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래에서 가슴 통증의 원인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갈비뼈·근육 같은 가슴벽 통증이 33~50%로 가장 많고, 역류성 식도염이 10~20%, 늑연골염이 13% 정도를 차지합니다. 심장 질환은 이보다 적지만 놓치면 결과가 가장 무겁기 때문에, 비율이 낮다고 확인을 건너뛰지 않습니다.

심장과 식도는 앞뒤로 맞붙어 있고, 두 장기의 통증 신호는 척수의 비슷한 높이로 들어갑니다. 식도에서 생긴 통증이 “심장이 조이는 느낌”으로 느껴지고, 반대로 심장 통증이 “체한 것 같은 답답함”으로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두 원인을 증상만으로 확정하지 않고 검사로 확인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근거: AAFP 외래 흉통 평가, AHA/ACC 흉통 지침.
심장에서 오는 통증과 식도·위에서 오는 통증은 양상이 다릅니다
아래 표는 진료실에서 여쭤보는 질문을 정리한 것입니다. 어느 한 칸이 맞는다고 원인이 정해지지는 않지만, 여러 칸이 한쪽으로 모이면 어떤 검사를 먼저 할지 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구분 | 심장에서 오는 통증 | 식도·위에서 오는 통증 |
|---|---|---|
| 느낌 | 조인다, 누른다, 무겁다, 답답하다 | 타는 듯하다, 쓰리다, 명치에서 목으로 치밀어 오른다 |
| 위치 | 가슴 가운데가 넓게 아프고 한 점을 짚기 어렵습니다 | 가슴뼈 뒤쪽과 명치, 목구멍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
| 잘 생기는 때 | 계단을 오르거나 빨리 걷는 등 몸을 쓸 때, 추위나 흥분 | 과식한 뒤, 식후 바로 누웠을 때, 밤이나 새벽, 허리를 숙일 때 |
| 지속 시간 | 협심증은 대개 수 분 안팎이고, 20분 넘게 이어지면 심근경색을 의심합니다 | 수십 분에서 몇 시간까지 길게 이어지기도 합니다 |
| 가라앉는 때 | 움직임을 멈추고 쉬면 줄어듭니다 | 상체를 세우거나 위산을 줄이는 약을 먹은 뒤 줄어듭니다 |
| 함께 오는 증상 | 식은땀, 숨참, 메스꺼움, 팔·턱으로 뻗치는 통증 | 신물, 트림, 입안의 쓴맛, 목 이물감, 마른기침 |
약에 대한 반응만으로는 구분하지 않습니다. 식도 근육이 강하게 수축하는 식도 경련은 협심증과 거의 같은 통증을 만들고, 혀 밑에 넣는 협심증 약에 통증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반대로 위산 억제제를 먹고 나아진 것처럼 느껴지는 동안 심장 문제가 가려질 수도 있습니다. 미국소화기학회도 심장 질환을 먼저 배제한 뒤에 비심장성 흉통으로 진단하도록 권합니다.
가슴 두근거림이 함께 있다면 부정맥도 확인합니다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한 박자씩 건너뛰는 느낌이 가슴 통증과 함께 오면 부정맥을 먼저 봅니다. 부정맥 외에도 갑상선 기능 항진, 빈혈, 카페인이나 일부 감기약도 두근거림을 일으킵니다. 두근거림이 가끔씩만 나타나면 진료실에서 찍은 심전도가 정상으로 나오기 쉬워, 며칠 동안 기록하는 홀터 검사를 고려합니다. 두근거리면서 숨이 차거나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다면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
누르면 아프고 움직일 때 심해지면 가슴벽을 먼저 봅니다
갈비뼈와 그 사이를 지나는 신경, 근육, 연골에서 오는 통증은 가슴 통증 중에서 가장 흔합니다. 통증 부위를 손으로 짚을 수 있고, 누르거나 몸을 비틀고 깊게 숨을 들이쉴 때 더 아픈 것이 특징입니다.

- 늑간신경통은 갈비뼈를 따라 띠 모양으로 찌릿하거나 전기가 오듯 아픕니다. 몇 초씩 콕콕 찌르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고, 자세나 기침에 따라 심해집니다.
- 늑연골염은 가슴뼈 옆 연골 부위를 누르면 아픕니다. 부위가 붓기까지 하면 티체 증후군으로 구분합니다.
- 근육 긴장은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운동을 새로 시작한 뒤, 심하게 기침을 한 뒤에 잘 생깁니다.
- 대상포진은 물집이 올라오기 며칠 전부터 한쪽 가슴이나 등에 화끈거리고 따가운 통증이 먼저 오기도 합니다. 피부에 붉은 발진이 보이면 바로 진료를 받으십시오.
- 갈비뼈 골절은 부딪힌 기억이 없어도 기침을 오래 했거나 골다공증이 있는 분에게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누르면 아프다는 사실 하나로 심장 문제를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처럼 심혈관 위험 요인이 있거나 50세가 넘은 분은 가슴벽 통증처럼 보여도 심전도를 함께 확인합니다.
근거: AAFP 외래 흉통 평가.
내과에서는 심전도, 흉부 X-ray, 위내시경으로 원인을 좁혀 갑니다
응급 상황이 아니라면 진료실에서는 먼저 통증이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지와 심혈관 위험 요인을 여쭤보고 청진과 가슴 촉진을 합니다. 검사는 심장과 폐를 먼저 확인하고, 그다음 식도와 위를 보는 순서로 진행합니다. 심장 쪽 이상을 확인하지 않은 채 위내시경부터 하면, 결과에 가벼운 위염이 보여도 그것이 통증의 원인이라고 말씀드리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 검사 | 확인하는 내용 | 알아 두실 점 |
|---|---|---|
| 심전도 | 심장 근육에 피가 부족한 흔적, 이전 심근경색의 흔적, 부정맥 | 통증이 없을 때 찍으면 협심증이 있어도 정상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운동부하검사나 심장초음파, 관상동맥 CT가 가능한 기관으로 의뢰합니다. |
| 홀터 검사 | 하루 이상 심장 리듬을 연속으로 기록해 가끔 오는 부정맥을 찾습니다 | 두근거림이 자주 반복되는데 진료실 심전도가 정상일 때 고려합니다. |
| 흉부 X-ray | 폐렴, 기흉, 흉수, 심장 크기, 갈비뼈 골절 | 심장 혈관이 좁아졌는지는 X-ray로 보이지 않습니다. |
| 위·식도 내시경 | 역류성 식도염의 정도, 식도열공탈장, 위·십이지장 궤양 | 심장·폐 쪽 확인을 먼저 하고, 쓰림·신물 같은 소화기 증상이 뚜렷할 때 우선 고려합니다. |
| 혈액 검사 | 빈혈, 갑상선 기능, 염증 수치, 콜레스테롤과 당화혈색소 | 두근거림의 원인과 심혈관 위험도를 함께 평가합니다. |
세란내과에서는 심전도와 흉부 X-ray, 위·식도 내시경, 혈액 검사를 한 곳에서 받으실 수 있어 심장 쪽과 소화기 쪽을 이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사 결과 심장 정밀검사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심장내과 진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바로 연결해 드립니다.

근거: AHA/ACC 흉통 지침, AAFP 외래 흉통 평가.
역류성식도염으로 확인됐다면 생활 관리가 치료의 절반입니다
심장 쪽에 이상이 없고 내시경이나 증상으로 역류성 식도염이 확인되면 위산 분비 억제제로 치료를 시작합니다. 역류가 원인인 가슴 통증은 이 치료에 잘 반응하는 편이지만, 약을 끊은 뒤 다시 나타나는 분도 많습니다. 약과 함께 역류를 부르는 습관을 줄여야 재발이 덜합니다.
- 저녁 식사는 잠들기 2~3시간 전에 마칩니다. 밤에 가슴이 타는 듯하다면 야식부터 줄여 보십시오.
- 한 번에 많이 먹지 않습니다. 위가 팽팽해지면 식도와 위 사이 조임근이 쉽게 열립니다.
- 과체중이면 체중을 조금씩 줄이고, 흡연 중이면 금연을 함께 계획합니다. 배를 조이는 옷과 허리띠도 느슨하게 합니다.
- 밤에 증상이 있으면 침대 머리 쪽을 높여 상체 전체를 기울입니다. 베개만 여러 개 쌓으면 목만 꺾이고 효과가 적습니다.
- 증상을 일으키는 음식을 짧게 기록합니다. 커피, 술, 기름진 음식, 초콜릿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달라서 모두 끊기보다 본인에게 반복되는 것을 찾아 조절하는 편이 낫습니다.
편해졌다고 처방약을 스스로 끊거나 불편하다고 양을 늘리지 마시고, 정해진 재진 때 반응을 보고 함께 조정합니다. 치료를 하는데도 가슴 통증이 계속되면 역류만의 문제인지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근거: 서울 합의문 개정판, 미국소화기학회 비심장성 흉통 안내.
자주 묻는 질문
왼쪽 가슴이 몇 초씩 콕콕 찌르다 마는데 괜찮을까요?
몇 초 안에 사라지고 숨을 쉬거나 자세를 바꿀 때 생기는 찌르는 통증은 가슴벽이나 신경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횟수가 늘거나 걷고 계단을 오를 때 반복되고, 위험 요인이 있다면 심전도로 한 번 확인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심전도가 정상이면 심장은 괜찮은 건가요?
검사하는 순간에 이상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협심증은 통증이 없을 때 심전도가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흔합니다. 몸을 쓸 때 반복되는 가슴 답답함이 있다면 운동부하검사나 관상동맥 CT 같은 추가 검사를 상의합니다.
30대인데도 심장 검사가 필요한가요?
젊은 나이에는 심장 원인이 드물지만 없지는 않습니다. 가족 중 이른 나이에 심장병을 앓은 분이 있거나 흡연,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이 있으면 확인합니다. 두근거림이 함께 있다면 나이와 관계없이 부정맥을 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슴이 조이는데 신경성인가요?
불안이나 공황 발작도 가슴 조임과 두근거림, 숨참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심장에도 부담을 줍니다. 심장과 식도에 이상이 없음을 먼저 확인한 뒤에 스트레스와 관련된 통증으로 보고, 필요하면 해당 진료로 연결합니다.
역류성식도염 약을 먹고 좋아졌으면 심장 검사는 안 해도 되나요?
증상이 전형적이고 위험 요인이 없는 분이라면 약에 대한 반응을 보며 지켜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약을 먹는 중에도 몸을 쓸 때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차다면, 약이 잘 들었더라도 심장 쪽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의학적 참고
- Gulati M et al. 2021 AHA/ACC/ASE/CHEST/SAEM/SCCT/SCMR Guideline for the Evaluation and Diagnosis of Chest Pain. Circulation. 2021. 응급 이송, 심전도와 심장 효소, 여성의 동반 증상.
- Acute Chest Pain in Adults: Outpatient Evaluation. Am Fam Physician. 2020;102(12):721-727. 외래 흉통의 원인 분포와 가슴벽 통증의 특징.
- 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Non-Cardiac Chest Pain. 심장 질환 배제 후 진단, 역류와 식도 운동 이상.
- Huh CW et al. 2025 Focused Update of the Seoul Consensus on 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위산 억제 치료.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심근경색 조기증상과 119 신고 안내.